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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남북 『심청전』으로 보는 세상 첫 번째 키워드는 림당수2017-08-13 23:4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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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심청전으로 보는 세상 첫 번째 키워드는 림당수

 

영채좋은 눈을 감고 초마폭을 무릎쓰고 이리저리 이리저리 배멀미에 와락 나가 물에 풍덩빠지니 물은 림당수요 사람은 심봉사의 딸 심청이라. 림당수 깊은 물에 힘없이 떨어진 꽃 허장어복 되단 말가.」 『심청전문학예술출판사, 주체 94(2005) p. 113에서 인용, 이 책(윤색, 원문, 주해본이 있다)북한물품반입승인서를 통일부로부터 받았다.

필자는 인당수에 몸을 던진 심청이의 가련함? 효심? 강요된 희생? 행복? 생명력? 해피엔딩(Happy ending)? 등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다 통일부통일교육위원으로, 한국아동문학회상임이사 신분으로 인당수를 먼발치서 바라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인당수는 백령도 부근 북쪽에 위치해 있어 일반인의 출입이 힘든 곳이나 심청각에 모형지도가 있으며 흘러나오는 설화 낭송은 방문객 모두가 들은 수 있다.

고전 소설 심청전은 구전설화에 기초하여 씌여진 작품이다. 소설은 주인공 심청이 소경인 자기 아버지의 눈을 띄우기 위하여 몸을 팔아 바닷물 속에 빠져죽었다가 다시 인간세상으로 나와 행복을 누리는 것을 기본 줄거리로 하여 봉건시기 인민들의 암담한 생활처지와 정신 도덕적 풍모, 행복한 생활에 대한 념원을 보여주고 있다.고 이 책 머리글에서 편집부가 밝히고 있다.

심청전은 고전이다. 고전은 읽기가 그리 수월한 편은 아니다. 해서 시험에 출제될 만한 대목만을 가르치고 이를 외우게 했던 시절도 있었다. 그러나 고전은 전체를 읽지 않으면 세상을 넓게 보지 못하는 편협한 눈을 가지게 된다. 그러기에 작품의 주인공은? 줄거리는? 주제는? 배경은? 등 이런 단답형 질문 교육이 과연 고전을 이해하는데 얼마나 도움이 될까를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심청전의 주제는 무엇이냐고 물으면 가 정답이다(시험에선). 그런데 사실 심청전의 주제는 불교적인 색체가 짙어 깨달음이다. 심봉사는 딸을 공양미 삼백 석에 팔아 심청이 인당수에 빠져 죽은 다음 연꽃(불교를 상징한다할까) 속에서 환생하여 황후가 된 딸을 보는 순간 눈을 뜨며 깨달음의 경지를 풀어가는 게 주제인 것이다.

필자는 심청전의 가치가 무엇인가에 대해 늘 물음표를 던진다. 맹인인 심봉사로 하여금 눈을 뜨게 하는 과정에, 심청이 빠져 죽은 바다와 환생하는데 연꽃이 매개 역할을 한다. 사람을 죽이기도 하고 살리기도 하는 인당수는 어떤 곳인가? 인당수는 배가 지나가기에 아주 위험한 곳이다. 뱃사람들은 위험을 피하기 위해서 용왕에게 15세의 처녀 심청이를 산채로 제물로 바쳐야 했다. 몸 값이 공양미 삼백 석이라. 심청은 상인들과 같이 떠나는 날이 되자 아버지와 고통스러운 이별을 하고, 인당수에 이르러 제물로 몸을 던지게 되었다(이후의 이야기는 다음으로 미룬다. 영화, 연극, 애니메이션, 판소리 등 여러 가지 버전으로 나타나는 이야기도 미룬다).

인당수? 정말 존재하는 곳인가? 아니면 이야기 속에만 존재하는 상상의 바다인가? 실제 인당수는 서해 5도중 최북단에 위치한 백령도, 북한의 장산곶과는 불과 15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있다. 다양한 물개 서식지이기도 하다.

백령도에는 예로부터 인당수에 빠진 심청이 용궁에 갔다가 연꽃을 타고 다시 인당수로 떠올랐다는 전설이 전해온다. 그 연꽃이 조수에 떠밀려 연화리 앞바다에 이르러 연봉바위에 걸려 살아났다는 전설이다. 이 전설과 심청전의 내용을 종합해 볼 때 심청이 태어나서 자란 곳이 황해도 황주라고 한다면, 배경은 인당수, 연봉바위, 연화리와 연꽃 등 증거물이 존재하는 백령도를 꼽을 수 있다. 그러기에 설화 발생지 따라 심청각도 보고 남북 교전의 상징인 천안함 46용사 위령탑에 새겨진 제주출신 병사도 눈여겨봄이 좋을 것이다. 당시 제주 출신 두 명의 병사가 천안함에 승선했었는데 한명은 사망, 한명은 생존, 생존한 병사의 아버지(필자와 지인관계)는 텔레비전 인터뷰에서 죄송합니다.”란 말이 되살아남은 잊어선 안 될 우리네의 가슴속에 멍든 상처이기 때문이다. 최근 북한이 무력(지뢰)도발에 유감을 표명하고 남북이 다양한 분야에서 민간교류 활성화에 합의 했다니 책에서만 보았던 인당수를 가 볼 수 있기를 기대한다.